김재옥
정상
내리막 바라보며 큰 한숨 쉬어 볼 참
산등성이 내달을 때마다 주저앉아
수없이 뇌까리며 다다른 말량
내리막이니 지팡이 하나 구하고자 둘러 본 산세
수천 길 낭떠러지 계곡으로 맑은 물 흐르고
산봉우리에 쪽빛 하늘 감겨
지난 한숨 부질없다 일러 주는데
마루턱 넘나들던 과객들
내색 않고 삼켜버렸다는 한숨에 열적은 볼 붉히며
오르막길에 머리 들면 뒤로 넘어갈까 봐
앞서가던 노마지도 볼 수 없었다고
풋내기 적 한숨은 갓난아기 헛 울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