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후안무치
글쓴이 : 솔바람 날짜 : 2020-03-21 (토) 19:11 조회 : 432

김 재옥

벽 전면을 차지한 괘종시계는

-. -ㄱ 소리 멈춘 채 장승처럼 서있고

 

바람도 나뭇가지를

흔들지 못하고 지나간다

 

강아지 밥 훔치러 다니던 길고양이도

서성대는 어미 개 앞에 미동 없이 멈추어 섰고

 

그릇 부딪는 소리 없이 끼니는 지나간다

그저 미미한 박동소리만이 살아있음을 증거 한다

 

흉기를 지니지 않았으니 외향으로 식별 못해 통제받지 않아

터놓고 세계 방방곡곡 활보하며 미세한 틈 타

위해(危害)를 끼치며 거들먹거리는 철면피 코로나19

두발 꽁꽁 묶어

우리들의 축제일 장날 북적거리던 장판도 찬바람 횡횡

안하무인 코로나19 네 탓이다

흥망성쇄 또한 만고불변의 진리이니

너 또한 천인공노 할 궤적을 스스로 통탄하며 스러질 것이다

 

내일은

괘종시계도 분주히 바늘을 돌릴 것이고

길고양이도 어미 개 사랑을 받으며

부른 배 쓰다듬겠지

축제장 붕어빵도 옛날식 치킨도 긴 줄을 만들고

 

심장도 쿵쾅대며

온 세상을 흔들어 댈 거야

2020, 3. 4 .  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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